목돈이 급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연금계좌죠. 그런데 그냥 깨면 16.5%를 뗍니다. 세액공제로 돌려받았던 것과 비슷한 비율이라, 사실상 받은 걸 되돌려주는 셈이 돼요. 다만 법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면 세율이 5.5%까지 내려갑니다. 대신 6개월이라는 기한과 한도가 붙어요. 이 두 숫자를 정리했습니다.
그냥 깨면 왜 16.5%인가
연금계좌에서 연금 형태가 아니게 돈을 빼면 세액공제를 받았던 납입금과 그동안의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지방소득세까지 더하면 16.5%예요.
그런데 법은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를 따로 정해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면 같은 인출이라도 연금소득세로 봅니다.
| 어떻게 빼느냐 | 세율 (지방소득세 포함) |
|---|---|
| 일반 중도인출 | 16.5% |
| 부득이한 사유 인출 — 70세 미만 | 5.5% |
| 부득이한 사유 인출 — 70세 이상 80세 미만 | 4.4% |
| 부득이한 사유 인출 — 80세 이상 | 3.3% |
법이 인정하는 사유는 여섯 가지
소득세법 시행령이 여섯 가지로 못박아 두었어요. 목록에 없으면 아무리 사정이 딱해도 대상이 아닙니다.
| 사유 | 한도 |
|---|---|
| 천재지변 | 없음 |
| 가입자의 사망 또는 해외이주 | 없음 |
| 가입자 또는 부양가족이 질병·부상으로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경우 | 있음 |
| 재난으로 15일 이상의 입원 치료가 필요한 피해를 입은 경우 | 있음 |
|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 | 없음 |
| 금융회사의 영업정지·인가취소·해산결의·파산선고 | 없음 |
해외이주에는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퇴직금을 해외이주 사유로 뺄 때는 그 돈을 연금계좌에 넣은 날부터 3년이 지난 뒤의 해외이주여야 해요.
6개월 — 기한이 걸린 건 인출이 아니라 서류
여기가 가장 자주 놓치는 지점이에요. 법문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해당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그 사유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갖추어 연금계좌를 취급하는 금융회사 등에게 제출하는 경우"
그럼 무엇을 "확인된 날"로 보느냐. 여기는 서류의 종류와 금융회사 처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이 글에서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진단서를 받아 두고 몇 달 뒤에 은행에 가는 경우가 실제로 많은데, 그 사이에 시계가 이미 돌고 있을 수 있어요. 서류를 받았다면 먼저 금융회사에 기산일부터 물어보세요.
얼마까지 뺄 수 있나
3개월 이상 요양(그리고 재난 15일 입원)은 한도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시행규칙에 산식이 그대로 나와 있어요.
| 더하는 것 | 내용 |
|---|---|
| 의료비 | 실제 지출한 금액 |
| 간병인 비용 | 실제 지출한 금액 |
| 휴직·휴업으로 인한 손실 | 본인이 쉰 개월 수 × 150만원 |
| 정액 가산 | 200만원 |
의료비 400만원, 간병비 200만원을 썼고 본인이 3개월 휴직했다면
400만 + 200만 + (3 × 150만 = 450만) + 200만 = 1,250만원이 한도입니다.
서류에서 걸리는 지점
낼 서류는 크게 두 묶음이에요. 사유를 증명하는 것과 지출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3개월 이상 요양이라면 요양기간이 3개월 이상임이 드러나는 진단서 등이 필요해요. "치료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기간이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의료비영수증, 그리고 간병비를 넣으려면 간병인의 이름·생년월일 같은 인적사항이 적힌 간병료 영수증이 있어야 해요. 휴직·휴업분을 넣으려면 그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도 필요합니다.
잘못 알려진 것 네 가지
연금계좌에서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일반 요건은 만 55세 이후·가입 5년 경과지만, 부득이한 사유 인출은 그 요건들과 나란히 규정돼 있어요. 40대여도, 가입 2년차여도 적용됩니다.
부양가족은 기본공제 대상 기준을 쓰되 소득 요건만 빠집니다. 나이·생계 요건은 그대로예요. 직계존속은 60세 이상이면서 생계를 같이 해야 합니다. 배우자는 나이 제한이 없고, 장애인도 나이 제한을 받지 않아요.
연금소득이 연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고르게 되는데, 부득이한 사유 인출은 이 합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별개의 항목으로 규정돼 있어요.
부득이한 사유로 인출한 금액은 연금수령한도 계산에 포함하지 않는다고 시행령에 명시돼 있어요. 그해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몫이 줄지 않습니다.
이미 연금을 받고 있다면 — 다른 길이 하나 더
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을 개시했고 가입 5년이 지난 분에게는 의료비를 위한 인출이라는 경로가 따로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대상 지출 | 본인의 의료비만 (부양가족은 해당하지 않아요) |
| 기한 | 의료비를 지급한 날부터 6개월 이내 서류 제출 |
| 서류 | 의료비인출 신청서 + 의료비영수증 |
| 계좌 지정 | 1명당 연금계좌 하나만 지정할 수 있고, 금융회사 동의가 필요해요 |
자주 묻는 질문
- Q. 부득이한 사유로 빼면 세율이 얼마인가요?
- 연금소득세율이 적용돼 70세 미만은 5.5%, 70세 이상 80세 미만은 4.4%, 80세 이상은 3.3%입니다(지방소득세 포함). 일반 중도인출의 16.5%보다 낮습니다.
- Q. 6개월은 언제부터 세나요?
- 법문은 '해당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서류를 제출하는 경우'로 되어 있습니다. 무엇을 확인된 날로 보는지는 서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거래 금융회사에 먼저 확인하세요.
- Q. 한도는 어떻게 계산하나요?
- 3개월 이상 요양과 재난 15일 이상 입원의 경우 의료비와 간병인 비용, 휴직·휴업 개월 수에 150만원을 곱한 금액을 더하고, 여기에 200만원을 더한 금액이 한도입니다. 나머지 사유에는 한도 규정이 없습니다.
- Q. 55세가 안 됐는데 가능한가요?
- 부득이한 사유 인출은 만 55세·가입 5년 요건과 나란히 규정돼 있어 나이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 Q. 부모님 간병도 해당하나요?
- 기본공제 대상 기준을 쓰되 소득 요건만 빠집니다. 직계존속은 60세 이상이면서 생계를 같이 해야 하고, 배우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 Q. 연 1,500만원 기준에 합산되나요?
- 합산되지 않습니다. 부득이한 사유 인출은 별개 항목으로 규정돼 있어 연금소득 합계액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더 찾아볼 곳
이 글은 소득세법·시행령·시행규칙 원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어요. 세법은 개정될 수 있으니 실제 인출 전에 국세청과 거래 금융회사에서 확인하세요.